제시카 맥코맥의 데일리 다이아몬드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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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런던에서 출발한 '제시카 맥코맥(Jessica McCormack)'은 다이아몬드를 일상으로 확장한 ‘데이 다이아몬드’ 철학을 내세우는 주얼리 브랜드다.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팝업 스토어를 연 디자이너 제시카 맥코맥을 만나 일상 속 주얼리의 본질에 대해 물었다.

제시카 맥코맥의 아시아 첫 팝업 스토어에서는 어떤 피스를 볼 수 있나요?
한국 고객에게 브랜드 세계관을 소개할 수 있도록 시그너처 피스를 엄선했어요. 집셋(Gypsets) 이어링, 버튼 백(Button Back) 네크리스 등 대표적 아이콘은 물론, 한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만한 피스도 함께 선보이고요. 특히 데일리로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죠. 제시카 맥코맥은 특별한 날만 기다리면서 보관하는 주얼리가 아니에요. 낮부터 저녁까지 자연스럽게 일상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죠. 전체적으로 편안하면서도 다이아몬드 고유의 가치를 전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25년 전 한국에서 잠시 지내셨다고 들었어요. 그 후 첫 방문인데,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요?
디테일에 예민한 감각, 자신감 있는 스타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이런 인상은 오래 남아 있다가 나중에 작품 속에 깃들곤 하죠. 저는 장인정신과 문화, 동시대적 에너지가 공존하는 장소에 끌리는데, 한국은 분명 그런 곳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제시카 맥코맥이 있기까지 걸어온 길이 궁금합니다.
뉴질랜드에서 골동품 딜러였던 아버지 덕분에 예술품에 둘러싸여 성장했어요. 오래된 물건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각기 다른 오브제가 품은 이야기와 디테일에 끌렸죠. 특히 런던 소더비 인턴십 경험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어요. 역사적으로 중요한 주얼리를 가까이 접하면서 그 구조와 아름다움에 파고들 수 있었거든요. 지금도 제 작업에서는 앤티크 주얼리와 전통 기법이 중요해요.


정식으로 주얼리 디자인을 공부한 적이 없다고 들었어요.
독학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만의 방식을 깨우쳤죠. 참고 서적을 읽거나 역사 기법을 연구하면서요. 스물일곱 살 때 다이아몬드와 블랙 골드로 첫 주얼리를 만들었거든요. 아르누보 시대의 티아라 날개 모티브에서 영감받아 귀를 따라 올라가는 형태로 만든 싱글 이어링이었어요. 당시엔 사업을 생각하기보다는 제게 맞는 디자인 언어를 발견하는 과정에 가까웠죠. 오랜 기술이 현대 주얼리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달은 시작점이라고 할까요.
‘데이 다이아몬드’ 철학이 인상적이에요. 전통 기법과 현대적 미학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나요?
그 균형은 모든 일의 중심이에요. 다이아몬드는 1년에 몇 번만 착용하기에는 너무도 소중하잖아요. 저는 역사적 금세공 기법에 매력을 느끼지만, 제시카 맥코맥 주얼리가 과거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지는 않아요. 청바지에도, 동시에 격식을 갖춘 자리에도 어울려야 하죠. 이런 착용성은 결코 주얼리의 가치를 줄이는 요소가 아니에요. 오히려 삶에서 더 많은 생명력과 친밀함을 부여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철학은 다이아몬드를 고르는 기준에서도 드러나요. ’중량(Carat), 색상(Color), 투명도(Clarity), 컷(Cut)’을 뜻하는 전통적인 4C 기준 외에 또 하나의 C, '캐릭터'를 이야기하셨죠.
물론 4C도 중요해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다이아몬드의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어요. 제가 말하는 '캐릭터'는 다이아몬드의 개성을 의미해요. 빛을 담아내는 방식, 형태, 존재감, 디자인과 상호작용에서 오는 특별함을 말하죠. 때로는 완벽하게 균형 잡힌 스톤보다 비대칭적인 형태나 독특한 비율을 가진 다이아몬드가 강한 존재감과 생명력을 뿜기도 해요. 저는 항상 고유한 특징이 있는 스톤을 찾아다녀요. 뛰어난 기술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울림을 가져야 하니까요.


영감의 원천이 궁금해지네요. 주얼리 케이스나 디스플레이 오브제에서도 브랜드의 미학이 돋보여요.
영감은 시각적인 대상이면서 동시에 감정적이기도 해요. 앤티크 주얼리, 예술, 인테리어, 책, 오브제는 물론이고, 특정 장소가 풍기는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많아요. 예전에는 직접 앤티크 마켓에서 오브제를 수집하고 케이스 내부 패브릭까지 만들었어요. 시간의 흔적이 드러나는 물건도 좋아하고, 어린 시절 가까이서 본 바닷가 풍경이나 반짝이는 윤슬이도 디자인으로 이어졌죠. 조개나 불가사리 펜던트, 우정 팔찌에서 착안한 테니스 브레이슬릿도 있어요. 여성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옷을 입는지에도 관심이 많아요. 주얼리뿐 아니라 그걸 둘러싼 환경과 경험까지 하나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일까요. 런던 메이페어 플래그십 스토어도 일반적인 부티크라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처럼 다가왔어요.
전통적인 주얼리 숍은 지나치게 격식 있거나 부담스럽기도 하잖아요. 저는 따뜻하고 친밀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6층 규모의 빅토리아 시대 타운하우스를 개조해서 만들었는데, 스토리텔링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예술 작품이나 골동품도 많고, 도서관도 있어요. 물론 장인들이 주얼리를 직접 제작하고 제품 판매도 하죠. 주얼리 숍은 사람들이 천천히 머물면서 주얼리를 더 가까이 느끼고 이해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해요.
숍 분위기만 봐도 그렇지만, 제시카 맥코맥 주얼리는 전 세계 여성과 셀러브리티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어요. 이토록 사랑받는 비결이 뭘까요?
특별하면서도 자연스럽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작품마다 개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착용하는 사람을 압도하지는 않거든요. 스타일의 일부가 되죠. 셀러브리티와 일반 고객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전형적인 주얼리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고 싶은 여성에게 자연스럽게 닿는 것 같아요.


요즘 젊은 세대의 주얼리 소비 방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실제로 고객들을 만나면서 변화를 체감하나요?
분명히 변화하고 있어요. 젊은 고객들은 부모 세대의 스타일을 따르지 않습니다. 전통적 규범이 아닌 개성이 있으면서도 매일 쓸 수 있는 주얼리, 자기 방식으로 소화할 수 있는 피스에 더 끌리죠. 앞으로도 더욱 자유롭게 자기표현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현대적 헤리티지 주얼리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지금 봐도 좋지만, 여러 세대에 걸쳐 소중히 간직될 수 있는 피스요. 오는 9월에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할 예정이고, 언젠가 남성 컬렉션을 선보일 수도 있어요. 실제로 많은 남성 고객이 우리 주얼리를 착용하고 있기에 충분히 흥미로운 방향이 될 거예요.
대화하는 내내 '주얼리는 삶 속에 함께해야 한다'라는 철학이 와닿아요. <드림즈>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착용하세요”라고 말하고 싶어요. 주얼리는 금고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계속 쓰이고 사랑받으면서 한 사람의 이야기가 되어야 하거든요. 매일 쓰면서 추억을 쌓고, 시간이 지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되니까요.
에디터: 백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