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스타일과 개성을 표현하는 최고의 액세서리에 속하지만, 불과 한 세기 전만 해도 여성들은 시계를 착용할 수 없어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1950년대까지도 여성이 사교적인 자리에서 손목시계를 보는 일은 무례한 행동으로까지 여겨졌다. 때문에 시계 제작자들은 여성 시계를 주얼리로 위장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하이 주얼리와 경계가 묘연한 시계를 찰 수 있었는데, 브레이슬릿과 브로치, 목걸이 형태의 소투아르 등이 대표적이었다. 오늘날에는 사회 규범과 유행의 변화에 따라 시계의 성별마저 모호해지면서 시계의 크기도 점차 작아지고 있다. 아울러 한동안 트렌드에서 빗겨나가 있던 여성 시크릿 워치가 점차 여성들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주얼리 요소를 접목한 시크릿 워치뿐만 아니라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장착한 여성 워치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시계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HARRY WINSTON
ULTIMATE EMERALD SIGNATURE BY HARRY WINSTON
해리 윈스턴의 하이 주얼리 타임피스 중에서 가장 상징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이 시계는 브랜드의 창업자 해리 윈스턴(Harry Winston)이 가장 사랑했던 에메랄드 컷 모티프를 바탕으로 시크릿 워치 전체를 다이아몬로 장식해다. 특별한 날에 화려함을 더해 최고의 액세서리가 되어주는 ‘얼티메이트 에메랄드 시그니처’는 레드 카펫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여러 버전 중에서 사파이어 모델에는 다이얼에 블루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했고, 다이얼을 덮는 커버의 중앙에도 블루 사파이어를 세팅했다. 12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스트랩를 활용해 손목에 찰 수도 있지만, 케이스 뒷면의 클립 시스템을 활용해 브로치처럼 착용할 수도 있다.
CHANEL FINE JEWELRY
MADEMOISELLE PRIVÉ LION NECKLACE
20점 한정 생산되는 샤넬의 ‘마드모아젤 프리베 리옹 네크리스’는 다이얼을 버튼 뒤로 숨겨놓았다. 직경 35mm의 메달리온은 옐로 골드와 오닉스로 제작했고, 네크리스는 오닉스와 옐로 골드, 51개의 다이아몬드 등을 활용해서 제작했다. 32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블랙 래커 다이얼은 옐로 골드 소재의 사자 조각상을 장식한 버튼 뒤로 숨겨놓는데, 버튼에는 총 252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의 별자리를 상징하는 사자 모티프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 네크리스에는 고정밀 쿼츠 무브먼트가 장착되어 있다.
JAEGER-LECOULTRE
REVERSO SECRET NECKLACE
예거 르쿨트르는 리베르소 시크릿 네크리스를 통해 여성들이 보다 우아하게 시계를 착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코르도네 브레이슬릿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링크와 폴리싱 처리한 오닉스 비즈로 이루어진 유연한 체인으로 재탄생했으며, 2개의 대형 오닉스 참이 장착해 포인트를 더했다. 아이코닉한 회전 케이스의 앞면 다이얼에는 블랙 오닉스를 바탕으로 로즈 골드 소재의 브래킷과 인덱스, 핸즈 등을 장식했고, 뒷면에는 다이아몬드와 오닉스로 구성한 기하학적인 패턴을 반복적으로 장식했다. 3000개 이상의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리베르소 시크릿 네크리스’는 젬 세팅에만 300시간이 넘게 소요되었으며, 1931년부터 지속되어온 리베르소의 황금비율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 시계는 메종의 소형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중 하나인 칼리버 846으로 구동된다.
DAMIANI
MARGHERITA WATCH
다미아니의 창립자인 엔리코 다미아니가 20세기 초에 이탈리아의 여왕 마르게리타에게 헌정했던 주얼리에서 영감을 받아 재탄생한 마르게리타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시크릿 워치다. 크기가 다른 55송이의 마르게리타 모티프는 화이트 골드와 화이트 다이아몬드, 옐로 다이아몬드로만 제작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다이얼에는 컬러리스 다이아몬드 2,315개와 옐로 다이아몬 드 55개를 세팅했다.
LOUIS VUITTON
TAMBOUR FIERY HEART AUTOMATA
뛰어난 기술력이 돋보이는 ‘땅부르 파이어리 하트 오토마타’는 루이 비통 역사상 가장 복잡한 작품 중 하나다. 제네바에 위치한 루이 비통의 무브먼트 전문 공방인 라 파브리크 뒤 떵 루이 비통에서 완성한 고도의 워치메이킹 노하우스가 집약되어 있는 이 시계는 직경 42mm의 핑크 골드 케이스와 함께 메종의 공방에서 제작한 화려한 에나멜 다이얼이 돋보인다. 가시 덩굴로 연결되어 있는 두 송이의 장미와 왕관 그리고 불타고 있는 하트 모티프와 그린 컬러의 강렬한 베이스 플레이트까지 모두 장인들의 손끝에서 완성되었다.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8시 방향의 버튼을 누르면 장미꽃 중앙의 모노그램 플라워가 회전하고, 시간 인디케이터의 테두리로 가시 덩굴이 등장한다. 9시 방향에 자리한 하트 역시 분할되면서 ‘달콤하지만 강력하다(SWEET BUT FIERCE)’라는 대담한 경고 문구를 함께 드러낸다.
Editor : Carine Leill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