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이룩한 가업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아 예술혼을 이어가는 딸들이 있다. 그들 사이에는 창립자의 정신을 계승하고 서로를 보완하며 쌓아가는 굳건한 유대의 시간이 흐른다.
Pasquale Bruni
파스콸레 브루니
1967년에 설립되어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파스쿠알레 브루니는 수작업으로 제작한 섬세한 디테일과 메종 고유의 골드 컬러로 유명하다. 창업자 파스쿠알레 브루니(Pasquale Bruni)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이탈리아 주얼리의 심장부로 널리 알려진 피에몬테의 발렌차 공방에 어린 시절을 보내고, 20세가 되던 해부터 자신만의 디자인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파스콸레 브루니
그는 주얼리를 실제로 착용했을 때 몸에 얼마나 편안하게 밀착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해부학까지 연구한 뒤 이를 고려한 주얼리를 출시했고, 이로써 순식간에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 주얼리를 향한 그의 열정은 로즈 골드, 화이트 골드, 진귀한 컬러 스톤 등의 소재를 바탕으로 한 모던하면서도 우아한 컬렉션으로 이어졌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주얼리는 쉽게 모방할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이면서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목걸이에서 브로치로, 또다시 팔찌로 변형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용도로 착용할 수 있었다.
한편 그의 딸 에우제니아 브루니(Eugenia Bruni)는 미술 학교 교육과 가족 사업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20년 넘게 아트 디렉터로 활약 중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에우제니아는 ‘기를란다(Ghirlanda)’, ‘본 톤(Bon Ton)’, ‘지아르디니 세그레티(Giardini Segre ti)’ 등의 컬렉션처럼 자연의 본질을 찬양하는 디자인과 색채의 실험을 통해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아울러 전통적인 파인 주얼리 형태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주얼리 또는 특정 스톤의 컷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도 시도한다. 그가 추구하는 완성된 주얼리의 모습은 “주얼리 디자인의 마지막 마무리는 착용자가 개인적인 터치를 더해 완성하는 것”이라는 말 속에 담겨 있다.
Clozeau
클로조
클로조는 창업자 마리(Marie)와 알랭 클로조(Alain Clozeau) 부부의 창의적 비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마리 클로조는 아티스틱 디렉터로서의 컬렉션에 혁신적인 비전과 생동감을 주입하는 반면, 알랭은 정교한 디자인 철학으로 작품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다.
기하학적이고 정교한 구조를 통한 우아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이 특징인 클로조는 핑크, 옐로우, 화이트 골드와 진줏빛 레진의 우아한 조화를 통해 독특하고 세련된 주얼리를 주로 선보인다. 특히 하우스의 시그너처인 진줏빛 레진은 각 작품에 개성 있고 인상적인 색감을 부여한다.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자체 공방에서 약 30명의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제작하며, 이들의 기술과 장인 정신이 브랜드의 독창성과 품질을 보증한다.
딸 지지 클로조(Gigi Clozeau)는 패션과 디자인이 숨쉬는 밝고 즐거운 환경에서 자랐고, 이 같은 영향은 밝고 명랑한 지지의 컬렉션에 그대로 반영된다. 알랭 클로조는 지지가 3세 때 그녀를 위한 첫 목걸이를 디자인했는데, 이는 2010년 삶에 대한 즐겁고 낙관적인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모녀가 함께 설립한 브랜드 지지 클로조의 시작점이 됐다.
클로조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감과 행복한 가족 정신을 콘셉트로 하는 지지의 주얼리는 골드, 다이아몬드, 광채와 품질이 뛰어난 레진만을 사용한다.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아이템은 골드 링크와 컬러 레인 비즈를 번갈아 장식한 체인인데, 여기서 최고급 레진을 사용하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이는 클로조 공방이 50년 이상 쌓아온 전문성의 결과물이다.
아버지는 예술 작품처럼 시대를 초월한 모던함을 추구하고, 딸은 젊은 세대의 주얼리 마니아를 위해 노력한다. 역사와 예술성, 가족의 헌신을 통해 독특하고 섬세하게 선보이는 이들의 주얼리의 이야기는 분명 착용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듯하다.
Editor : CARINE LOEILL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