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만든 가장 능동적인 색의 언어, 오팔
- veditor3
- 1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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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수 없는 빛의 변주, 자연이 만든 가장 능동적인 색의 언어로 영감을 전하는 오팔 이야기.

색의 서사
어떤 보석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언어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오팔이 그렇다. 손안에서 천천히 굴리기만 해도 돌 속에서 색이 깨어나고 흩어지며 매 순간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고대 로마인이 이를 두고 오팔루스, 색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보석 중 보석’이라 부른 것도 그 움직이는 빛의 생명력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오팔을 둘러싼 오래된 이야기 역시 이 변화의 성질을 향해 있다.
(왼) 르네 랄리크의 두 마리 공작 브로치, (오) 르네 랄리크의 아이리스 브레이슬릿, 1897년 제작.
아라비아 신화에서는 폭풍우가 치던 하늘에서 번개의 불타는 색을 품고 떨어진 돌이라 믿었고, 호주 원주민의 전설에서는 창조자가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발이 닿은 자리마다 오팔이 피어났다고 한다. 그 빛은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징표였다. 중세 시대에는 이 다채로운 색을 모든 보석의 미덕이 깃든 징표로 여겨 행운의 부적으로 삼기도 했다.

빛의 움직임
오팔을 자세히 보면 돌 속 미세한 실리카 구조를 통과한 빛이 갈라지고 퍼지면서 색의 파편이 반짝인다. ‘플레이 오브 컬러’라 부르는 이 현상은 실리카 입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을 때 나타나는데, 입자 크기에 따라 드러나는 빛의 표정도 달라진다. 큰 입자는 붉은빛의 폭넓은 파장을 띠고, 작은 입자는 파란빛과 초록빛 같은 짧은 리듬을 만든다. 그래서 어떤 오팔에서는 불꽃처럼 강렬한 붉은 플래시가 터지듯 피어나고, 또 다른 오팔에서는 잔잔한 파란빛이 섬세하게 스며들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모든 색의 변화는 오팔이 형성된 지질학적 시간과 구조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오팔을 세팅한 하이 주얼리와 워치.
누적된 시간
오팔의 미묘한 색의 움직임은 땅속에서 아주 느리게 시작된다. 오팔은 빗물 속 규산이 지하 틈을 따라 스며들고, 다시 증발하며 남긴 실리카 젤이 또 다른 물과 함께 쌓이고 굳어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형성된다. 이 과정은 짧게는 수천 년, 길게는 수백 만 년에 걸쳐 진행되는, 인간의 시간 감각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느린 과정이다.
에디터: 서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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