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의 대담함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투톤 주얼리
옐로 골드의 따뜻한 빛에 차가운 금속의 색을 겹쳤다. 1980년대의 대담함을 새롭게 풀어낸 투톤 주얼리를 소개한다.


두 가지 색 골드가 서로를 감싸며 손가락을 한 바퀴 돈다. 매끈한 곡면을 따라 색이 바뀔 때마다 풍성한 꼬임이 또렷해지는 뽀아레의 트레스 링이다. 출시와 함께 인기를 얻은 이 디자인은 이어링과 브레이슬릿, 펜던트로 이어졌다. 서로 다른 색을 엮는 간단한 발상만으로도 주얼리의 인상은 이처럼 풍부해진다.
투톤 주얼리에는 1980년대의 화려한 취향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넉넉한 볼륨, 대담한 골드 장식, 따뜻한 색과 서늘한 색의 대비. 레트로와 빈티지에 대한 관심 속에서 다시 눈길이 가는 요소들이다. 물론 골드의 색을 섞는 전통은 그보다 오래됐다. 까르띠에의 트리니티는 옐로 골드와 레드 골드, 화이트 골드로 만든 3개의 링을 엮었다. 메종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모서리를 둥글린 사각형 트리니티를 선보이고, 여러 개의 링을 연결한 네크리스와 브레이슬릿으로 디자인의 폭을 넓혔다. 세 가지 골드가 맞물리는 익숙한 모습은 그대로지만, 링의 윤곽과 크기가 달라지면서 한층 대담해졌다.

(왼) 부첼라티 Buccellati (오) 샤넬 파인 주얼리 CHANEL Fine Jewelry
(왼) 부첼라티 Buccellati
(오) 샤넬 파인 주얼리 CHANEL Fine Jewelry
부첼라티의 주얼리는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흥미롭다. 롬비와 에투알레, 튤 컬렉션에서 두 가지 골드는 섬세한 세공을 거쳐 어우러진다. 표면에 가느다란 무늬를 새기고 투각으로 여백을 내면, 매끈하던 골드는 직물이 연상되는 질감을 얻는다. 빛이 닿는 면과 그늘진 틈 사이로 두 가지 색의 차이가 은근하게 드러난다. 색을 조합하는 감각만큼 금속을 다루는 손길이 중요한 주얼리다.
메종을 상징하는 패턴도 두 가지 색을 만났을 때 색다르게 보인다. 부쉐론의 콰트로는 화이트 골드와 블랙 PVD 라인, 다이아몬드를 나란히 놓았다. 밝고 어두운 띠가 겹쳐지며 각각의 무늬와 층을 이룬 구조를 강조한다. 샤넬 파인 주얼리는 코코 크러쉬에 베이지 골드와 화이트 골드를 함께 썼다. 두 가지 요소가 마주 보는 투아 에 무아 형식의 링 위로 2.55 백을 떠올리게 하는 퀼팅 모티프가 이어진다. 베이지 골드의 부드러운 색감과 화이트 골드의 차가운 빛 사이에 다이아몬드가 반짝인다.

쇼파드는 마주 보는 형태를 간결하게 다듬었다. 아이스 큐브 컬렉션의 비 큐브 라인은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로 만든 큐브 2개를 고리로 연결한다. 각진 면과 매끈한 표면 덕분에 두 금속의 색 차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자물쇠나 체인 링크처럼 익숙한 사물에도 두 가지 색이 변화를 준다. 티파니앤코는 락 브레이슬릿을 선보일 때부터 투톤 모델을 함께 내놓았다. 길쭉한 자물쇠 형태에 옐로 골드와 화이트 골드, 또는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를 조합했다. 일부 모델에서는 한 줄로 세팅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윤곽을 따라 반짝인다.
(왼) 마크 들로슈 Marc Deloche (오) 베르니에 Vhernier
(왼) 마크 들로슈 Marc Deloche
(오) 베르니에 Vhernier
마크 들로슈의 키르케 컬렉션은 체인 링크 하나에 집중한다. 그리스신화 속 키르케의 마법과 매혹에서 영감받아 힘과 유대를 상징하는 링크를 옐로 골드와 화이트 골드로 표현했다. 장식은 간결하고, 두 가지 색이 나뉘는 경계는 선명하다.
골드에 티타늄을 더하면 색과 질감의 차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베르니에의 쿠셰 뒤 솔레이유 컬렉션이 그렇다. 옐로 골드나 로즈 골드, 화이트 골드를 티타늄과 조합한 링과 브레이슬릿, 이어링은 작은 조각을 닮았다. 볼륨감 있는 형태가 반복되는 가운데 금속의 색이 번갈아 드러난다. 곡면을 따라 이어지는 색의 변화가 묵직한 디자인에 리듬을 만든다.

불가리는 1970년대부터 옐로 골드와 스틸의 조합을 즐겨왔다. 따뜻한 골드 곁에 차가운 스틸을 놓는 골드 & 스틸은 소재를 대담하게 다뤄온 메종의 취향을 보여준다. 강도와 내구성이 높은 스틸은 주얼리로 가공하기가 까다롭지만, 불가리는 이를 비제로원의 묵직한 볼륨과 투보가스의 유연한 곡선으로 풀어냈다. 특히 목에 밀착되는 네크리스와 뱅글에서는 스틸 위로 옐로 골드 스터드가 솟아오른다. 촘촘한 금속의 결 사이에 놓인 작은 골드 장식이 목과 손목을 따라 또렷하게 빛난다.
글: 드림즈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