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다채로운 컬러의 향연, 에나멜 주얼리

주얼리에 있어 색은 빠져서는 안 될 요소다. 골드나 플래티넘, 실버 등 금속의 색을 그 자체로 활용하거나, 컬러 젬스톤을 장식함으로써 생겨나는 조화가 주얼리의 전체적인 무드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 간혹 보석의 컬러만으로는 색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을 때, 우리는 에나멜링 기법을 사용한다.


에나멜 주얼리. 비아 본지아스카.
에나멜 주얼리, 비아 본지아스카.

금속 위에 다른 소재를 얹어 컬러를 입히는 방식의 에나멜링 기법은 표현할 수 있는 색채의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그중 가마의 높은 온도를 활용하는 ‘핫 에나멜링’ 기법은 다루기 까다로워 장인 정신을 요구하는 예술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온도와 충격에 민감한 유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로 평가받는 쟌 슐럼버제(Jean Schlumberger)가 티파니 하이 주얼리에 접목시킨 파요네 에나멜링 기법과 유럽 장식 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피터 칼 파베르제(Peter Carl Fabergé)와 그들의 ‘임페리얼 에그’를 통해 정점에 도달한 기요셰 에나멜링 기법이 대표적인 예시다.


(좌) 파요네 에나멜링 기법의 제작 과정 © 반클리프 아펠, (우) 핫 에나멜링 기법의 제작 과정.


19세기 개발된 파요네 에나멜링 기법은 골드 혹은 실버 포일 위에 반투명한 에나멜을 올려 굽는 과정을 반복하는 기법이다. 섬세한 과정을 통해 완성된 주얼리는 하단의 골드 포일이 에나멜 위로 비치면서 놀라운 깊이감과 함께 독특한 광택을 선사한다. 



(좌) 브레게 공방에 소속된 장인이 기요셰를 시연하는 모습, (우)기요세 에나멜링 기법. © V&A, London


기요셰 에나멜링 기법은 기요셰 기법에 반투명한 에나멜을 올려 패턴과 색을 모두 강조하는 기법이다. 반복적인 패턴을 조각하는 기요셰 기법은 워치 메이킹에서 자주 사용한다. 긁힘과 변색에 취약한 금속을 보호해 주기 때문. 조각된 패턴의 표면 위에 반투명한 에나멜을 올리면 조각의 홈을 따라 색이 중첩되면서 풍부한 색상이 표현될 뿐 아니라 표면이 고르게 정리되면서 더욱 영롱하게 빛난다. 이렇듯 주얼리에 깊이감 있는 광채를 선사할 수 있는 핫 에나멜은 그 섬세함만큼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디올의 콜드 에나멜 제작 과정.
디올의 콜드 에나멜 제작 과정.

반면 합성수지를 사용하는 ‘콜드 에나멜’은 손쉽게 강렬한 색감을 구현할 수 있어 현대에 주목받는 재료다. 래커 에나멜이라고도 불리는 콜드 에나멜은 은은한 광택감이 가장 큰 특징으로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주얼리에 부드러운 이미지를 더해준다. 다양한 색상의 에나멜을 조합하여 만드는 불투명한 콜드 에나멜은 비비드한 컬러의 표현에 제격이다. 또 온도에 민감하지 않고 충격에 강한 특성이 있으며 젬스톤과의 다채로운 조화 역시 눈여겨 볼 부분.


생동감 넘치는 컬러와 깊은 광채로 생기를 더하는 에나멜 주얼리를 소개한다.




18K 옐로우 골드에 파요네 에나멜링 기법을 더한 크로이실론 아주레 블루 에나멜 브레이슬릿. 티파니, 8천6백만원대.




18K 로즈 골드에 0.29캐럿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0.02캐럿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블랙 다이아몬드, 3.49캐럿 아게이트를 세팅한 기요셰 폴라 베어 서프라이즈 로켓 네크리스. 파베르제, 2천2백만원대.




18K 핑크 골드에 2.99캐럿 라운드 컷 샴페인 다이아몬드와 0.53캐럿 라운드 컷 화이트 다이아몬드, 2개의 0.13캐럿 카보숑 에메랄드, 블랙 래커로 꾸민 퍼지, 레오파드 캣 링. 부쉐론, 6천2백만원대.




18K 화이트 골드에 마퀴즈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블랙 래커로 장식한 베이비 바인 폴카 도트 링. 비아 본지아스카(Bea bongiasca), 천백만원대.




14K 옐로우 골드에 0.16캐럿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베즐 세팅하고 0.31캐럿의 컬러 젬스톤과 컬러 에나멜로 장식한 ‘In Your Feels Wheel Necklace’. 앨리슨 로우(Alison lou), 7백만원대.



Editor : Mok Jeong Min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