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거리는 빨간색으로 물든다. 아름다운 붉은빛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서양뿐 아니라 동양에서도 부와 권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데, 붉은 피를 떠올리게 하는 색은 특히 열정과 함께 사랑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붉은색의 보석 역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루비에서부터 루벨라이트, 가닛까지, 그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루비
붉은색의 보석을 생각했을 때 처음으로 떠올리는 보석은 단연 루비가 아닐까. ‘붉다’는 의미의 라틴어 ‘루베르(ruber)’에서 유래한 루비는 보석의 왕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라트나라즈(ratnaraj)로 불리기도 했다. 라이트 핑크에서부터 딥 레드에 이르기까지 찬란한 붉은색의 광채를 선사하는 커런덤 계열의 보석은 여느 스톤보다 높은 캐럿당 가격을 자랑하며 여전히 유색석의 제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그녀가 선물받은 반클리프 아펠의 루비 반지.
용기와 정의를 상징하는 루비는 무엇보다 사랑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선물로 더할 나위 없는 보석이다. 배우 리차드 버튼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8.24캐럿 루비가 세팅된 반클리프 아펠의 반지로 사랑을 고백했을 뿐 아니라 발렌타인 선물로 라 페레그리나 펄 네크리스를 선물하며 루비로 그 마음을 증명했다.
루벨라이트
핑크에서 레드에 이르는 투르말린을 지칭하는 ‘루벨라이트’는 루비에 이어 주얼리의 레드 컬러를 담당할 차세대 보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적색을 의미하는 라틴어 ‘루벨루스(rubellus)’에서 기원한 루벨라이트는 진한 분홍색과 붉은색이 섞인 오묘한 색감이 특징이다.
보석의 감별이 어려웠던 과거에는 루벨라이트를 루비로 오해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 예가 클레오파트라 7세가 로마의 장군 율리우스 카이사르에게 선물했다는 붉은 보석이다. ‘카이사르의 루비(Caesar’s Ruby)’로 불렸던 보석은 1922년 러시아 광물학자인 알렉산드르 예브게네비치 페르스만(Aleksandr Evgenevich Fersman)에 의해 루벨라이트 투르말린이라는 사실을 밝혀졌다. 프랑스의 왕 샤를 9세(Charles IX)와 스웨덴의 왕 구스타프 3세(Gustav III)의 손을 걸쳐온 보석은 현재 라즈베리 형태의 펜던트가 되어 러시아의 모스크바 크렘린 다이아몬드 펀드(Kremlin’s Diamond Fund)에서 전시 중이다.
(좌) 데이비드 율만의 샤틀레인® 펜던트 네크리스,
(우) 파이로프 가닛을 세팅한 체코 공화국의 앤틱 헤어 빗 세트. ©Smithsonian Institution.
가닛
가닛은 다채로운 색의 범위를 지닌 보석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붉은색의 가닛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수천 년 전 이집트 파라오의 목을 장식한 가닛은 솔로몬에게 4개의 보석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했다. 다양한 변종명을 가진 보석은 붉은색 종류가 다양한데, 파이로프 가닛이 가장 보편적이다. 그 외에도 짙은 붉은색의 알만딘 가닛이나 퍼플과 레드가 어우러진 로돌라이트 가닛 등이 있다.
Editor: Mok Jeong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