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의 미학, 루베나트
- veditor3
- 8월 19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8월 22일
완전하지 않기에 더 깊이 스며드는 아름다움, 루베나트. 불완전함의 미학은 이곳에서 빛이 된다.

1839년, 파리의 주얼리 거리에서 조용히 시작된 이름이 있다. 루베나트(Rouvenat)는 자연주의적 미감을 바탕으로 검세한 보석 세공을 선보이며 동시대 거장 주얼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곤충의 날개, 식물의 곡선, 광물의 질감에서 영감받은 그의 디자인은 당시에도 독창적 세계관으로 주목받았지만, 브랜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잊힌 이름이 2022년, 한 세기가 지난 뒤 다시 세상과 만났다.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동시대적 가치로 다시 쓰는 새로운 챕터였다.
다채로운 컬러가 돋보이는 프레임 링.
오늘날 루베나트는 전통의 계승자이자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실험자다. '완벽한 것만이 아름다울까?'라는 질문 앞에서 브랜드는 고개를 젓는다. 완전한 소재보다 불완전한 조각 속에서 더 깊은 감정과 고유한 미감을 발견한다. 프랑스의 유서 깊은 공방과 협업해 공정 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흠집이나 변형, 버려진 파편을 수집하고, 그것을 장인의 손길로 되살리는 방식이다. 그 결과물은 결점마저 고유성으로 품은, 단 하나뿐인 보석 오브제다.
또한 그 중심에는 지속가능성이 있다. 루베나트는 새로운 채굴보다는 기록된 역사와 감정이 깃든 오래된 보석을 우선한다. 윤리적으로 채굴된 원석, 인증받은 금속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러한 과정은 브랜드의 철학을 드러내는 서사다.
(왼) 볼트 크리스탈린 네크리스, (오) 팡피유 이어링.
단순히 '반짝이는 물질'이 아닌 '지속 가능한 메시지'에 집중하는 루베나트는 얼마 전 '레 메타모포스(LesMétamorphoses, 변형들)’라는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그 철학을 더 넓은 무대로 확장했다. 일본 가부키에서 영감받은 설치미술가 티파니 부엘(Tiffany Bouelle), 감정적 서사와 물성을 탐구하는 케냐 알마라스 무리요(Kenia Almaraz Murillo), 그리고 실험적 구조미로 주목받는 디자이너 프랑수아 아잠부르(François Azambourg)가 함께한 이 프로젝트는 깨진 유리와 산화된 브론즈, 사용되지 않은 금속 조각을 예술적 오브제로 승화시켰다. '우리는 결함을 고치는 대신 그것이 만들어내는 고유한 이야기를 지켜본다'라는 루베나트의 철학처럼, 이들의 주얼리는 '몸에 착용하는 장식'을 넘어 감각과 시간, 기억을 담은 조형 언어가 된다.
에디터: 목정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