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두 곳을 운영하는 강민철 셰프

  • 2일 전
  • 3분 분량

가장 흔한 것을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는 것. 기와강과 강민철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강민철 셰프가 요리를 대하는 일관된 철학이다.


강민철 레스토랑과 기와강을 이끌며 자신만의 미식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셰프 강민철. © studioabnormal
강민철 레스토랑과 기와강을 이끌며 자신만의 미식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셰프 강민철. © studioabnormal

세계 3대 프렌치 요리 거장으로 불리는 조엘 로부숑(Joël Robuchon),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피에르 가니에르(Pierre Gagnaire)의 레스토랑을 모두 거친 강민철 셰프와 마주 앉기 전에는 화려한 이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갈수록 기억에 남은 건 세계적 레스토랑의 이름이 아니었다. 시작도 의외로 담백했다. “어머니가 해보라고 권유하셨어요. 특별히 요리를 좋아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그 말에 부정하지 않았죠. 그 후 단 한 번도 다른 길을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다 더 큰 무대를 찾아 미국으로 떠난 그는 이력서를 손에 들고 레스토랑 문을 직접 두드렸다. "막상 들어가기도 부끄럽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라서 떨렸죠. 대부분 연락이 안 왔어요. 그러다 감사하게도 산호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기회를 얻었고, 그 뒤로 쭉 양식을 하다 모든 뿌리가 프렌치로 향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길로 홍콩으로 떠나 조엘 로부숑에서 일했고, 이후에는 파리로 향했습니다.”


기와강 내부는 강민철 셰프가 평범한 재료를 활용해 직접 만든 아트워크로 꾸몄다. © studioabnormal
기와강 내부는 강민철 셰프가 평범한 재료를 활용해 직접 만든 아트워크로 꾸몄다. © studioabnormal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다 더 큰 무대를 찾아 미국으로 떠난 그는 이력서를 손에 들고 레스토랑 문을 직접 두드렸다. "막상 들어가기도 부끄럽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라서 떨렸죠. 대부분 연락이 안 왔어요. 그러다 감사하게도 산호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기회를 얻었고, 그 뒤로 쭉 양식을 하다 모든 뿌리가 프렌치로 향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길로 홍콩으로 떠나 조엘 로부숑에서 일했고, 이후에는 파리로 향했습니다.”

파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이력서를 돌렸다. 그렇게 에리크 트로숑(Éric Trochon) 셰프와 인연이 닿아 3~4년간 함께했고, 그의 추천으로 레스토랑 가야(Kaya)에서 일했다. 그러던 중 피에르 가니에르가 그를 직접 본점으로 데려가면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된다. “셰프님이 제게 김치를 담가보겠느냐고 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니 한국 사람임에도 손님 앞에 내놓을 만큼 진지하게 김치를 만들어본 적이 없었군요. 부끄러웠죠. 그런데도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라고 기회를 주셨는데, 그 김치가 정식 메뉴에 오른 거예요. 심지어 ‘민철 김치’라는 이름으로요. 당시 헤드 셰프님이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기억에 남고 영광스러운 일이 될 거다'라고 메뉴판도 기념으로 챙겨주셨어요. 지금도 집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정교한 플레이팅과 화사한 컬러가 시각적 즐거움을 더하는 기와강의 디시. © studioabnormal
정교한 플레이팅과 화사한 컬러가 시각적 즐거움을 더하는 기와강의 디시. © studioabnormal

세계적 레스토랑을 경험하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2021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레스토랑을 열었다. “처음에는 이름을 내거는 데 거창한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운영하면서 점차 알게 됐죠. 큰 책임감과 무게를 동반한다는 것을요.” 강민철 레스토랑은 이듬해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고, 한식 파인다이닝 기와강도 2026년 미쉐린 1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두 레스토랑은 완전히 다른 방향을 추구한다. “색깔을 명확히 구분하려고 노력해요. 강민철 레스토랑은 맥시멈에 가까워요. 맛, 향, 식감에서 다양한 레이어를 보여주려 하죠. 한 입 맛볼 때마다 새로운 요소를 계속 발견할 수 있어요.”

그런가 하면 기와강은 한식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시작됐다. “프렌치의 역사와 철학은 열심히 공부하면서 정작 한국 음식은 너무 당연시했구나 싶었어요. 매일 먹는 간장이나 고추장, 된장을 직접 만들어본 적도 없었고요. 셰프로서가 아니라 한국 사람으로서 궁금증을 느껴 그길로 기순도 명인을 찾아갔고, 직접 장을 담그며 공부했어요. 기와강은 일상에서 접하는 한국 음식에 제 생각을 한 스푼 정도만 더하고, 그 이상은 넣지 않으려 해요. 현대적으로 해석하려 억지로 노력하지도 않고요. 오히려 많이 비워보려고 하는데, 그게 제일 어렵네요.”

파인다이닝에서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기준을 묻자, 그는 손님의 경험이라고 답했다. “보통 사람들이 시각적인 걸 가장 먼저 인지하잖아요. 그래서 레스토랑 기물이나 플레이트, 아트워크 같은 요소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레스토랑에 걸린 작품도 직접 만든 거예요. 연근, 당근, 가지, 고추처럼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는 재료를 직접 스튜디오에 가져가 촬영했어요. 처음 기와강을 시작할 때 가장 흔한 것을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거든요. 파인다이닝은 시간을 선물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공간과 맥락이 맛을 만들잖아요. 음식은 당연히 맛있어야 하고요. 맛은 기본이고, 그다음에 뭘 드릴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특이한 식재료가 있으면 손님들이 직접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아보게도 해요. 음식뿐 아니라 그 시간 자체를 기억하게 해드리고 싶어서요."

탱글탱글한 새우와 캐비아의 섬세한 풍미가 어우러진 기와강의 디시. © studioabnormal
탱글탱글한 새우와 캐비아의 섬세한 풍미가 어우러진 기와강의 디시. © studioabnormal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데에는 어려움도 따를 터. 그럼에도 그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당연히 힘든 순간도 많죠. 사업이고, 사람을 관리해야 하고, 책임이 따르니까요. 그래도 복잡한 생각을 오래 하지 않으려고 해요. 레스토랑을 오픈한 뒤에는 머릿속에 레스토랑으로 가득 차서인지 다른 스트레스가 크게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그 시간에 요리를 생각하자는 쪽에 가까워졌죠. 메뉴를 고민하고, 새로운 디시를 만들고, 손님들에게 내드리는 과정 자체가 너무 즐겁습니다. 그 순간이 가장 재미있고 보람차요. 물론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지만, 행복한 비중이 훨씬 큰 것 같아요. 지금까지 셰프라는 직업을 택한 걸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그만의 강점을 묻자, 주저 없이 팀을 꼽았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레스토랑은 요리 하나를 한 사람이 완성하지 않아요. 여러 사람이 준비한 요소가 모여 하나의 디시가 됩니다. 요리는 사람이 하는 일이니 팀원이 힘들면 같은 레시피라도 결과물에 기복이 생길 수 있거든요. 그걸 평준화하는 것도 제 역할이에요. 고민을 들어주고,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사기를 불어넣는 것까지요. 또 하나는 저희만의 뚜렷한 색깔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메뉴를 만들더라도 강민철 레스토랑이나 기와강 같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누군가는 강민철 셰프를 미쉐린과 파인다이닝 등의 이력으로 묘사하겠지만,그에게 요리는 그저 얼마나 마음과 정성을 쏟았는가에 대한 결과물이다. “요리에도 사람의 마음이 담긴다고 믿어요.우리네 어머니들도 된장찌개를 끓일 때 계속 들여다보고 간을 보잖아요.꼭 뭔가를 하지 않더라도 계속 관심을 두는 거죠.저도 요리를 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똑같은 레시피라도 계속 관심을 갖고 들여다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결과가 다르더라고요.예전에 정관 스님에게 사찰 음식을 배웠는데,같은 재료를 써도 그 맛이 나지 않더군요.여쭤보니‘공간이 주는 힘이 있다’고 하셨어요.과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저는 음식에도 분명 사람의 태도와 마음이 담긴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백아영


DREAMS MAGAZINE

㈜미디어퍼페추얼 | 드림즈 코리아

서울특별시 성동구 아차산로 17길 48 501호

Tel : 02-6956-1551 | E-mail dreamsmag@naver.com

사업자등록번호 : 841-81-01340 | 출판사 신고 2019-000176호

개인정보책임관리 이은경

!
bottom of page